
박찬수 신문기자
출생 1964년
소속 한겨레신문 대기자
서울대학교 정치학 학사
1989년 한겨레 입사
경찰팀장
워싱턴특파원
정치부장
2011년-2013년 편집국장
논설위원실장
취재보도준칙TF 팀장
- 현대자동차 기사 수정 논란으로 임원진이 사퇴하면서 시작된 한겨레 신임 대표이사 사장 결선투표에서 박찬수 후보가 64.76%의 득표를 기록해 신임 사장에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해 결선투표에 오른 김양진 후보 득표율은 35.24%다.
한겨레는 2일 사장후보 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결선투표가 진행됐다. 1차 투표에선 박찬수 후보가 43.03%(179표)로 1위, 김양진 후보가 28.85%(120표)로 2위를 기록했다. 정남구 후보는 28.13%(117표)를 기록해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했다. 박찬수 후보는 같은 날 저녁 진행된 결선투표에서 64.76%(261표)를 얻어 신임 대표이사에 당선됐다. 김양진 후보는 35.24%(142표)를 얻었다.
박찬수 후보는 3월 주주총회에서 신임 사장으로 선임된다. 한겨레 사장 선거는 사원 주주가 투표권을 갖고 있으며,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같은 날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이번 사장 선거는 현대자동차 기사 수정 논란으로 기존 임원진이 사퇴하면서 시작됐다. 한겨레가 현대자동차 측 요구로 4년 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남 음주운전 사고 기사 제목을 수정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후 대표이사와 뉴스룸국장이 사임한 것이다. 박찬수 후보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후보 토론회에서 현대차 사건에 대해 "편집과 경영의 분리선, 방화벽이 무너지거나 약화된 결과"라며 "(사장으로 선임된다면) 편집국장 임명과 함께 편집인 임명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찬수 후보는 사장으로 선임된다면 온라인 경제매체를 창간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토론회에서 "(온라인 경제매체 관련 인력을) 별도로 뽑아서 (운영)하려고 한다"며 "(정부정책 평가, 대기업 견제와 감시 등을 중점에 둔) 한겨레 경제부와는 콘셉트가 다른, 정보 제공에 중심을 둔 매체"라고 설명했다. 또 박 후보는 임기 중 보도전문채널을 개국하겠다고 공약했다. 경제·지식 방송채널을 개국한 뒤, 보도채널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박찬수 후보는 임기 중 사옥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선거 홍보물에서 "창간 40주년을 맞는 2028년 5월 이전 새 사옥의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하겠다"며 사옥을 상암DMC 등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정부나 서울시와 협의해 (현 사옥을) 언론 박물관이나 시민 미디어센터로 보존·활용하는 방안을 우선 추진하겠다"며 "쉽지 않다면, 현 부지를 매각하고 이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 미디어오늘 2026.2.2.
[박찬수 칼럼] ‘자유’와 민주주의, 리버럴
‘자유’라는 말만큼 요즘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는 단어도 드물다. 주말마다 광화문에서 열리는 태극기집회에 가면 ‘자유민주주의 수호’란 구호를 귀가 따갑도록 들을 수 있다. 그분들이 말하는 자유는 자유한국당의 ‘자유’와 일맥상통하지만, 1960년 4·19 직후 김수영 시인이 쓴 시의 한 구절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에 나오는 ‘자유’와는 사뭇 다르다. 언어란 게 쓰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손쉽게 훼손되거나 왜곡되는 것이니 그럴 수 있다고 치자. 민주주의를 유린한 박정희 대통령이 5·16 쿠데타로 만든 정당이 ‘민주공화당’이고, 그 뒤를 이은 전두환 정권의 ‘민주정의당’이 지금 회자되는 ‘정의’와는 별 상관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십수년 전 워싱턴특파원 시절, 가장 곤혹스러운 영어단어 중 하나가 ‘리버럴’(liberal)이었다. 미국에선 ‘리버럴’ 하면 보통 민주당 지지자나 진보주의자를 뜻하는데, 이게 문장 속에 녹아 있으면 그게 진보적이란 뜻인지 아니면 보수적이란 건지 판단하기 쉽지 않았다. 한국에서 ‘자유’의 함의가 변했듯 미국 역시 ‘리버럴’의 의미가 시대가 지나면서 달라졌기 때문이다. 몇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극우 성향의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당신은 미 역사상 가장 진보적인(liberal) 대통령입니까?” 오바마는 “많은 면에서 (공화당 출신인) 리처드 닉슨이 나보다 훨씬 진보적(liberal)이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대답에 대해 몇몇 미국 언론은 “오바마가 ‘리버럴’이란 단어가 가진 ‘자유분방하고 질서가 없다’는 부정적 의미를 희석하려 닉슨을 끌어들였다”고 평했다. 그런 평가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20세기 초만 해도 ‘리버럴’은 보수주의자들이 좋아하는 단어였던 건 분명하다. 1930년대 대공황 시절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뉴딜 정책의 이데올로기로 ‘자유주의’를 내세우면서부터 ‘리버럴’은 국가의 책임과 개입을 중시하는 ‘진보적’이란 함의를 획득했다. ‘자유’(리버럴)라는 단어가 혼란스럽게 쓰이는 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르지 않다.
최근 개헌 논의 와중에 헌법 전문과 4조의 ‘자유민주적 사회질서’란 표현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보수언론과 야당은 “더불어민주당이 마련한 헌법 초안에서 ‘자유’가 빠지고 ‘민주적 사회질서’란 문구만 남았다”고 공격했다. 민주당은 서둘러 “실수다. 다시 원상복구했다”고 해명했지만, 통할 리가 없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좌파 사회주의 체제로 나라를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정태옥 대변인은 “해방 이후 대한민국 발전 토대의 근본을 허물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소동엔 우리 모두의 가치에 관한 중요한 모티브가 담겨 있다. 바로 ‘자유’(또는 리버럴)의 다층적 의미에 대한 소환이다.
자유한국당은 자유민주주의가 ‘해방 이후 한국 정통성의 근본’이라 주장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자유민주주의’가 특정 정당의 이념으로 등장한 건, 1963년 박정희 ‘군사혁명정부’가 급조한 공화당의 강령 1조에 “민족 주체성을 확립하며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확립을 기한다”고 적시한 게 시초다. 1950년대 양대 정당인 자유당과 민주당의 정강 1조엔 ‘진정한 민주주의 정치체제 확립’(자유당), ‘민주주의 발전을 기한다’(자유당)고만 적혀 있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란 표현은 1972년 박정희 영구집권을 위해 만들어진 유신헌법 전문에 처음 담겼다.(이인재 연세대 교수 ‘역대 대한민국 헌법의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이 사실은 자유한국당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가 실제론 ‘자유’에 방점을 찍기보다 ‘반공’ ‘반북’을 위한 도구의 성격이 짙다는 걸 시사한다. 이승만 정권 시절엔 보수정당도 선호했던 ‘민주주의’란 표현에 5·16 쿠데타 이후 ‘자유’가 더해진 건, 아마도 박정희 대통령의 공산주의 전력을 희석하려는 의도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래도 과거 미국 보수주의자들이 ‘리버럴’에 집착했던 건 ‘개인의 자유’를 최대로 확장하는 게 선이라는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금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야당과 보수언론, 태극기부대의 외침에선 기본권에 속하는 자유에 관한 존중을 찾기 어렵다.
바람직한 민주주의의 구체적 형태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1970년대엔 ‘한국적 민주주의’란 말이 유행했다. ‘자유’든 ‘한국적’이든 또는 ‘민중’이든, 민주주의 앞에 수식어가 붙을 때 논란은 커지고 공통의 목표는 훼손되기 쉽다.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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