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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걷기

Three Go(걷고 읽고 먹고) 시즌1 ep4. 10.26 안가의 현장을 가다

by 길찾기91 2020.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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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월요일이었던 쓰리고 모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였기에 당연히 연기.

한 주 미뤄 모인 날. 경복궁역 3번 출구. 오늘은 조금만 걷기로 한다. 

 

경복궁 3번출구-코피티암-통의동 백송-청음 김상헌 집터(무궁화동산)-저녁식사(용금옥)-수성동계곡-옥인 오락실이 오늘의 코스.

 

 

지난 두 주간 집콕을 하면서 책만 열심히 읽었으니 잠시라도 걷고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최대한 인파를 피하느라 느지막히 잡은 시간. 지하철에도 인적이 드물다. 도착하니 길벗들이 있다. 좋다.

 

 

어쩌다보니 '읽고'를 먼저했다. 코피티암에서 이번 달 책 '전지적 불평등 시점'(명로진 저)를 가지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

발제자는 난데 다른 분들이 더 많이 생각을 했구나. 덕분에 수월하게 지나갔으니 나야 좋지 뭐.

불평등한 현실에 대해서 모르는 이는 없지만 각자의 삶의 모습은 각양각색인 현실.

평등과 자유는 늘 함께인데 갈등관계이기도 하다. 불평등은 자유를 억압하기도 한다. 가야할 길이 멀다.

발제문 아닌 그래서 이도저도 아닌 내 글은 별도로 쓴 바 있다.

 

 

쓰리고(읽고)-전지적 불평등 시점

명로진의 <전지적 불평등 시점>을 읽고 하는 넋두리 이번 달 쓰리고(걷고읽고먹고) 모임에서 읽은 책 <전지적 불평등 시점>은 여러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작가 명로진의 책이다. 그는

hangil91.tistory.com

길고도 긴 책 이야기 중에 열하일기를 읽자는 말이 나왔다. 그 어려운걸. 쩝.

전 이해가 별로 없으니 일단 대출 신청을 했다. 읽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

 

책이야기 나누며 진한 아메리카노 한 잔 했으니 이제 걸을 시간.

먼저 통의동 백송으로 갔다.

 

통의동 백송은 1690년 경에 심어진 것으로 16미터를 넘는 키를 자랑하는 천연기념물이었으나 1990년 7월 폭우를 동반한 돌풍에 쓰러졌다. 이를 살리려는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지만 목재를 탐내는 이들이 몰래 제초제를 뿌리는 등의 악행으로 악화되어 결국 잘려나가며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되었다. 지금은 그 자식들이 옆에서 자라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송의 마지막이 안타깝다.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하고 청와대 방향으로 길을 잡은 건 무궁화동산을 가기 위해서였다.

 

 

10.26 당시 안가였던 건물이 있던 곳. 애초에 그곳엔 다섯채의 건물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중앙정보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었단다. 거기서 수시로 열린 연회행사 중에 김재규 장군에 총에 맞은 박정희. 청와대 바로 옆에 중앙정보원장의 집무실이 있었다는 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곳에서 국가정보와는 관련없는 술자리가 자주 열렸다는 것은 또 무엇이고. 진정 국가를 위한 일은 아니었을 터.

그 자리에 있던 건물들을 철거하고 조성한 무궁화동산. 각양각색의 무궁화들이 천지다. 그 가운데 박정희가 총탄을 맞아 쓰러졌던 바로 그 장소에 청음 김상헌 집터가 있다. 표지석과 시비가 자리잡고 있다.

 

 

안타깝고 슬픈 현대사의 기억을 뒤로하고 이제 배를 채울 시간.

이동한 곳은 추어탕으로 유명한 용금옥. 들어가는 입구가 특별하다. 분위기도 있고. 안이야 뭐 다 비슷하고.

추어탕을 먹으려 했는데 동행이 하나 주문한 육개장이 내게로 왔다. 아무 생각없이 이미 난 먹었을 뿐이고, 결국 난 추어탕집에서 육개장 먹은 사람이 됐다.

 

근데 난 추어탕집에 가서 뭘 먹은거냐. ㅋ

저녁을 먹었으니 다시 산책. 이번엔 통인시장을 거쳐 수성동 계곡으로.

이곳을 그린 겸재 정선의 작품 '수성동(水聲洞)'의 현장이다. 이 그림은 현재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시내와 암석의 경치가 빼어났던 인왕산 기슭 수성동 계곡에는 안평대군(1418~1453)이 살던 비해당() 터와 기린교로 추정되는 다리가 있다. 시원하고 여유로운 느낌의 현장에서 상당 시간 바람을 맞으며 나눈 대화들이 좋다.

 

 

 

시원하게 바람을 느꼈으니 이제 다른 분위기로.

내려오는 길에 있던 오락실. 추억의 장소.

이왕 온거 한 번 해봐야지. 실력은 이미 녹슨지 오래지만.

너구리 참 오랫만에 해봤다. ㅋ

 

 

늦은 밤 집에 오는 길의 신길역. 환승은 해봤지만 밖에서 들어가 보긴 처음. 낯선 어떤 공간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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