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편 上(상) 12
鴟夷子皮事田成子,田成子去齊,走而之燕,鴟夷子皮負傳而從,至望邑,子皮曰:「子獨不聞涸澤之蛇乎? 澤涸,蛇將徙,有小蛇謂大蛇曰:子行而我隨之,人以為蛇之行者耳,必有殺子,不如相銜負我以行,人以我為神君也。 乃相銜負以越公道,人皆避之,曰:神君也。 今子美而我惡,以子為我上客,千乘之君也;以子為我使者,萬乘之卿也。子不如為我舍人。」 田成子因負傳而隨之,至逆旅,逆旅之君待之甚敬,因獻酒肉。
鴟夷子皮(치이자피)가 田成子(전성자)를 모셨다. 田成子(전성자)는 齊(제)나라를 떠나 걸어서 燕(연)나라로 도망을 갔다. 鴟夷子皮(치이자피)는 통행증을 등에 지고 따라갔다. 그들은 望邑(망읍)에 도착하였다. 子皮(자피)가 田成子(전성자)에게 말했다. “나리께서는 물이 마른 연못의 뱀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연못물이 마르면 뱀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 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 때 작은 뱀이 큰 뱀에게 말합니다. “네가 앞서 가면 내가 뒤따라가는데 그러면 사람들은 보통의 뱀이 지나갈 뿐이라고 여겨 반드시 너를 죽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입을 물고 네가 나를 등에 업고 가면 좋을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이 나를 神君(신군-신령스런 지도자)으로 여길 것이다. 그렇게 서로 물어 나를 업고 큰 길을 지나가면 사람들은 모두 한 쪽으로 피하며 말할 것이다. 神君(신군-신령스런 지도자)이로다.”
지금 나리께서는 훤칠하게 잘 생겼고, 나는 몰골이 추악합니다. 나리께서 저의 윗사람이 되면 사람들은 저를 겨우 千乘(천승)을 가진 작은 나라의 임금으로 생각하지만 나리께서 저의 심부름꾼이 되면 사람들은 저를 萬乘(만승)을 가진 큰 나라의 대신으로 생각할 것이니 나리가 저의 심부름꾼으로 가장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리하여 田成子(전성자)가 통행증을 지고 鴟夷子皮(치이자피)를 따라갔다. 여관에 도착하자 여관의 주인이 아주 정중하게 그들을 대접하였고, 술과 고기를 그들에게 바쳤다.
① 鴟夷子皮(치이자피): 사람 이름. 齊(제)나라 사람이다.
② 傳(전): 징표, 출입허가증.
③ 徙(사): 옮겨가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가 있다. 사물을 뒤집어 생각하면 정답이 나올 때도 있다. 늘 평범함을 거부할 필요는 없지만 가끔 평범함을 거부하고 발상의 전환을 해보자. 거기에 복잡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있을 수도 있다.
轉(전) : 돌다
聲符(성부)가 專(오로지 전)인 형성자(形聲字).
專(오로지 전)을 團(단)으로 발음하기도 하고 또 둥근 것, 도는 것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專(오로지 전)은 자루 속의 물건을 견고히 한다는 뜻도 있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轉(구를 전)을 ‘運也(운반하다)’라 하고 설문해자(說文解字) 주(注)에는 ‘還(환)’이라 하여 車輪(거륜-수레바퀴)을 운전하는 것이라 하였는데 거기서 모든 것을 옮기는 轉移(전이), 轉變(전변-바뀜)하는 것을 말한다.
* 위 글은 김동택의 <한비자와 세상공감>(리체레, 2021)을 옮긴 것으로, 저자의 동의 하에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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