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덜터덜 배낭여행 2 - 4월 25일(수) 인천 출발 호치민 도착. 자유여행 첫 날
공항에어텔에서의 밤은 편치 않았다. 잠자리 때문이었는지 심리적인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잠을 완전히 설쳤다. 한 번 깨고 나니 더 잘 수 없어 새벽부터 국밥 먹었다. 평소엔 먹지 않는 그 아침을.
8시에 호텔에서 제공하는 차량으로 인천공항 1터미널로 이동하여 발권하고 느긋하게 대기. 이리 한가한 공항 처음 보는 1인. 10시 15분 뱅기가 30분에 드디어 이륙. 신문 좀 보고, 가져간 책 읽다가 몹시도 힘들 무렵 취침. 깨우더니 밥 준다. 그래서 먹었다. 비행시간 5시간이 길긴 길더라.
급기야는 호치민 공항에 착륙.
내리는데 이거야 원 열기가 훅 끼쳐오는데... 하여간 첫인상 강렬했음.
환전하고 유심 갈고 하는 동안은 살만했지만 공항청사를 나오는 순간부터 다시...
내 비록 체격은 아담하지만 체질이 워낙 더위를 타는 체질이고 땀을 비 오듯 흘리는 유형이라 매우 난감.
버스를 타고 이동할 생각이었는데 일단 택시부터 탔음. 근데 더 더워... 에어컨도 안 켜두다니. 나중엔 켰어도 성능이 별로.
근데 기사 분이 운전하다가 존다. 세상에. 여행 시작도 못하고 병원부터 갈 뻔.
우여곡절 끝에 컨셉대로 배낭여행에 맞춘 데탐거리의 숙소에 도착. 배정해준 방은 꼭대기층. 엘리베이터 같은 건 안 키운다. 등산하듯 올라와서 일단 에어컨 켜고 기절. 살아야 노니깐.
시원한 방에서 쉬고 나니 힘이 나서 이제 거리로. 괜히 나왔다. 열기는 상상을 초월하고 오토바이와 사람이 뒤섞인 행렬은 나를 힘들게 한다. 나름 연구한 방향대로 가서 신투어리스트 도착. 내일과 다음 날 갈 일정에 맞춰 예약완료. 이제 쉬어도 되는데 동행은 더 다니고 싶은 눈치.
여행자거리의 그 유명한 콩카페에 들어가 음료를 마시며 사람들 구경. 참 다양하다.
근데 콩알만한 것들이 커플로 많이 다닌다. 국산들. 이게 부러운건지 꼰대심인지 모르지만 자꾸 보게 된다. 그 나이 아들 둘을 두어서 그런건지 원. 내가 나이 들어가나보다.
콩카페는 2007년 하노이의 작은 카페에서 시작해 현재 하노이, 다낭, 호이안, 호치민 등 베트남 주요 지역 50여개점을 운영 중이다. 베트남은 세계 2위 커피 생산지로 콩카페의 전용 원두는 베트남 람동(Lam Dong) 지방에서 재배한다. 콩카페 공간 디자인은 설립자 린덩(Linh Dung)의 어린 시절 향수와 베트남 북부의 분위기를 모티브로 했으며, 독특한 조명, 인테리어, 가구, 소품 등이 잘 어우러진다.
안먹던 아침도 먹고 기내식도 먹었건만 배가 또 고프다. 로컬 맛집을 검색하여 찾아갔다. 포 꾸인이라고. 쌀국수 거하게 먹긴 했는데 누가 맛집이라 그랬는지 알면 혼내줘야겠다는 판단. ㅋ 그냥 동네식당이라 해도 될 것을.
저녁 먹고 나니 할 일이 없어 숙소등산을 하며 잠시 휴식. 근데 또 나가잖다. 그러지 뭐.
아까 본 거리랑 완전 다른 분위기. 인산인해.
가게들마다 음악은 또 왜 그리 크게 트는지. 나이트인줄. 뻥 뚫린 곳이니 에어컨도 없지만 있어도 무용지물. 또 사람 구경 시작. 정말 많다. 복잡하다. 그리고 다양하다. 확실히 시끄럽다. ㅋ
어떤 여자 분은 거리에서 입에 기름을 머금고 작은 불에 뿜는 불놀이를 하며 돈을 거둬가고, 한 노인은 휠체어에 앉은 아내인 듯한 부인의 장사를 돕느라 밀고 다닌다. 한 시각장애인은 그 복잡한 거리를 감각에 의지하여 다니며 작은 물건을 팔고 대여섯살 꼬마 여자 아이는 소품을 들고 테이블마다 다닌다. 오징어를 구워 파는 자전거는 흔하다. 간식거리를 파는 자전거와 오토바이도 많다.
거리의 오토바이에는 두 명 이상 탄 경우가 많다. 치마도 티셔츠도 짧은 여인들이 마스크로 얼굴을 거의 가리고 오토바이 운전을 한다. 주차된 오토바이 위에 올라앉아 졸기도 하고 쉬기도 하는 이들이 많다. 길가의 작은 의자들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담배를 피우는 분들이 많다.
엄청 시끄러운 데서 사람구경 한참 하고나니 이제 졸리다. 숙소로 등산했다. 하루가 길다. 시차 때문에 2시간이나 늘어서 더 그런걸까. 잠 설치고 새벽부터 돌아 댕겨서 그런걸까. 아마 둘 다겠지.
여행의 묘미는 휴식이니 잠이나 자야겠다.
오늘이 베트남에서는 국경일이라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그리 크게 기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찾아보니 의미 있는 날이긴 한 모양이다.
베트남의 4월 25일(음력 3월 10일)은 흥왕탄신일이라 하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단군탄신일과 비슷하단다. 이 날은 흥왕에게 경의를 표한다. 베트남의 전통에 따르면 흥왕은 베트남의 창시자다.
베트남의 음력 3월10일은 흥왕기념일(Hung King Festival)이다.
흥왕기념일이 공휴일로 지정된 것은 2007년으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공휴일로 공공기관과 기업들은 당연히 휴무다. 학교도 휴교이고 은행도 영업을 하지 않으며 증권시장도 열리지 않는다.
흥왕기념일은 우리나라의 10월3일 개천절과 같은 날로 베트남 건국시조인 ‘흥왕’을 기리는 날이다. 흥왕은 특정 왕이 아니라 건국신화인 BC 2879~258년의 ‘반랑국’을 다스린 18명의 흥왕들을 가리킨다. 흥왕기념일 이틀전인 음력 3월8일부터 다음날인 11일까지 곳곳에서 전통문화 축제와 가두행진이 열리는데, 당일에는 국가주석 등 지도자들이 흥왕사원에서 제사를 지낸다. 출처 : 인사이드비나(http://www.insidevina.com)
* 이 글은 2018년 4월 26일부터 5월 10일까지 베트남 자유여행을 다녀온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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