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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이야기198

기후 위기의 심리학 - <우리에게 남은 시간> 최평순, 해나무 기후 위기의 심리학 세상에는 불편한 것을 회피하는 사람과 감수하는 사람이 있다. '불편한 것'은 스트레스 요인이다. 과학적 사실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회피하는 유형이라면 과학적 사실을 회피하거나 부정하는 것이 가장 쉬운 선택지일 것이다. 반대로 감수하는 유형은 그 사실로 인해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기꺼이 스트레스를 떠안겠다고 생각하지만, 이후 고난이 시작된다. 매사 언행에 있어 딜레마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지구가 위험에 빠졌다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면 되겠지만, 현실은 화석연료의 향연이다. 화석을 태워 돌아가는 시스템에서 살아가면서 화석연료를 거부하거나 "화석연료를 덜 쓰는 것으로 주세요”라고 주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가깝게.. 2023. 12. 13.
정치의 기원 - <침팬지 폴리틱스> 프란스 드 발 정치의 기원 내가 보기에 가장 놀라운 결과는 사회 조직에 두 개의 층위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첫번째 층은 적어도 가장 강력한 개체들 사이에 존재하는 명백한 서열 순위이다. 영장류학자들 사이에서 '우열 개념'의 가치에 대한 많은 논쟁이 있기는 했지만, 그들은 모두 계급 구조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논쟁은 계급 구조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가 아니라 서열관계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로 사회적 과정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나는 우리가 공식적 위계관계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매우 빈약한 설명을 얻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 배후에 있는 두 번째 층위, 즉 영향력을 가진 지위들의 네트워크 역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지위들은 정의 내리기가 .. 2023. 12. 5.
역사를 자르고 붙여 새로운 역사 만들기 - <중국이 말하지 않는 중국> 빌 헤이턴 역사를 자르고 붙여 새로운 역사 만들기 내전에서 승리를 거둔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국공 내전, 1927년 이후 중국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 사이에 중국의 패권을 두고 일어난 두 차례의 내전을 말한다.-옮긴이), 공산당 지도부는 중국 인민 대학교에 청조에 대한 역사를 써 달라고 부탁했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청나라 역사 전문가인 파멜라 크로슬리는 이 지시에 대해 “각 황조는 이전 황조의 역사를 써 정당성을 선포함으로써 전통적인 호(traditional arc)를 완성했다"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는 1978년에 청나라 역사 연구소를 공식적으로 설립하게 되고, 2002년에는 훨씬 더 큰 행보로 이어졌다. 전 인민대학교 총장 리원하이(李文海, 이문해) 교수-인민대학당 위원회 서기이자 중국 사학회 회장,.. 2023. 11. 27.
기숙사 돈 25만 원 - <얼어붙은 속헹> 김달성 기숙사 돈 25만 원 시리퐁(가명, 31세, 취업비자)은 태국 출신으로 고향에 남편과 아들이 있다. 그녀가 일하는 채소농장은 비닐하우스가 60여 개지만 그 비닐하우스마다 길이가 백 미터가 넘는다. 농장 한 편에 있는 기숙사 두 채에는 노동자 10명이 기거하는데 태국인 노동자와 캄보디아인 노동자다. 기숙사 두 채는 남녀 노동자들이 각각 여자 6명, 남자 4명 나누어 산다. 기숙사는 언뜻 보아 창고 같다. 누구라도 사람이 사는 주거시설로 보기는 어렵다. 검은 차광막으로 만든 터널같이 생긴 비닐하우스 안에 낡은 샌드위치 패널 가건물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농어촌만 해도 이런 불법 가건물 기숙사가 천 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한다. 공장에도 이런 가건물 기숙사가 많다. 그쪽은 차광막 같은 것을 덮어씌우지 않고.. 2023. 11. 21.
스탈린, 소련을 굶주림에 빠뜨리다 - <피에 젖은 땅> 티머시 스나이더, 글항아리 “1장 스탈린, 소련을 굶주림에 빠뜨리다” 중 일부 1933년은 서방 세계 전체가 굶주린 해였다. 미국과 유럽 도시의 길거리에는 직장을 잃은 남녀가 넘쳐났고, 그들은 배식을 받으러 줄을 서는 일에 익숙해졌다. 진취적인 웨일스 출신의 청년 저널리스트인 개러스 존스는 베를린에서 실직한 독일인들이 아돌프 히틀러의 연설을 들으러 모이는 모습을 목격했다. 뉴욕에서는 3년간의 대공황 시기에 미국 노동자들이 보인 무력함에 충격을 받았다. “수많은 빈민이 한 줄로 늘어선 모습을 봤다. 한때는 근사했을 옷을 입은 이들도 있었지만, 모두 샌드위치 두 개, 도넛 하나, 커피 한 잔, 담배 한 개피를 받으러 기다리는 중이었다" 3월에 존스가 방문한 모스크바에서 자본주의 국가의 굶주림은 축하할 일이었다. 대공황은 전 세계 사회.. 2023. 11. 9.
알루미늄과 탄소배출 -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지구 파괴의 역사> 김병민 알루미늄과 탄소배출 재활용 분류 중에서 금속인데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별개로 다뤄지는 금속이 있다. 바로 알루미늄이다. 수많은 금속 중에 왜 캔과 같은 알루미늄만 재활용 수거를 할까? 사실 알루미늄은 산소와 규소에 이어, 지구 지각에 세 번째로 풍부한 원소다. 금속만으로 보면 철보다 많은 셈이다. 순수한 알루미늄 재료는 물론이고 범위를 합금으로 확장하면 일상에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철보다 풍부한 이 금속은 1번 쓰고 버리는 퇴폐의 상징이 됐다. 알루미늄은 일회용 캔으로 만들어지며 인류의 소비 형태를 완전히 바꿨다. 20세기 초, 인류는 두 차례에 걸친 지옥 같은 전쟁을 치렀다. 지옥에서 탈출한 인류는 수많은 산업을 일으켰다. 전 세계적으로 폭탄과 항공기 수요를 맞추기 위해 알루미늄 산업은 고도.. 2023. 10. 16.
굶주림 없는 세상으로 가는 길 - <기후변화는 어떻게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가> 폴 길딩 굶주림 없는 세상으로 가는 길 부가 증대되면서 빈곤 퇴치 운동에 대한 도덕적 의무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캠페인의 정당성은 강화되었다. 전 세계가 경제 성장을 거듭하며 충분히 나눌 것이 생겼다는 의미였다. 예를 들어, 우리는 전 세계 인구에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칼로리를 생산할 수 있다. 물, 에너지, 그 외 다른 자원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보면 경제성장은 마치 그 누구도 극도의 빈곤을 겪을 필요가 없는 풍요로운 세상을 보장하는 묘안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14억 인구가 1달러 25센트보다 적은 돈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극빈층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유시장주의자들은 오래전부터 경제성장과 세계시장이 빈곤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주장해왔다. 물론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특히 .. 2023. 9. 30.
여행을 떠나기 위해 사들이는 수상한 면죄부 -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알렌산더 폰 쇤부르크 여행을 떠나기 위해 사들이는 수상한 면죄부 미래에 극소수만 비행기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그건 과연 나쁜 일일까? 이런 게 엘리트주의적 발상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간과하는 점이 있다. 바로 저소득층들도 해외로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요금이 낮아야 한다는 요구를 개발도상국 주민들에게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보아 애초에 비행기 여행이 선택지로 주어진다는 것은 특권을 누리는 소수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세계 인구 중 일 년에 한 차례 이상 비행기를 타는 경우는 3퍼센트에 불과하다. 내가 뮌헨에서 뉴욕까지 비행기로 날아갈 때 평균적인 아프리카인이 일 년간 소비하고 생활하면서 내보내는 것보다 2배나 더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 독일에서는 매일 6만 5,000명의 승객이 비행기로 도시에.. 2023. 9. 11.
패스트패션이 일으키는 참을 수 없는 소유욕 - <텀블러로 지구를 구한다는 농담>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패스트패션이 일으키는 참을 수 없는 소유욕 전 세계 의류 판매액은 대부분 럭셔리 의류가 아닌 패스트패션 업계의 몫이다. 1980년대 이후 독일에서만 패션 소비가 5배 증가했고 생산주기도 점점 짧아졌다. 세계 최대 의류 기업인 인디텍스의 자회사인 자라와 마시모두티 또는 H&M(세계시장 2위) 같은 브랜드에서는 봄/여름과 가을/겨울이라는 전통적인 시즌제에서 벗어나 최대 50차례의 마이크로 시즌을 적용하며 끝없이 새로운 물량을 시장에 투입한다. 패스트패션 업계를 옹호하는 논리로 흔히 제시되는 것은 -항공 여행처럼 - 패션의 민주화를 이끌어냈다는 주장이다. 덕분에 저소득층도 취향껏 옷을 차려입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갑이 얇은 (스마트폰 결제가 없었던 과거에는 이렇게 표현했다) 계층을 포함해 점점.. 2023.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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